난 깨어났어.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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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과 깨달음이 일반으로 퍼져나가는 민주화 시대에 접어들며 많은 이들이 영적으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수많은 성현들이 들어갔던 진리의 세계나 깨달음의 비밀들이 여러 방식으로 널리 퍼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이 영적 깨어남을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이 깨달음의 내용이 삶의 진실로서 온전히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체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리가 제대로 들어와 삶에서 발휘되기 위해서는 체화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 체화는 ‘나’의 비움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나’라는 실체화의 관념과 중심성의 착오를 벗어나 비워낼 수만 있다면 체화는 곧장 이루어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나’를 붙들고 살아온 오랜 습성 때문입니다. 깨달음의 민주화 시대에 맞게끔 앎의 자량이 확대된 것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일이지만, 이 깨달음이 흡수되게끔 마음의 자량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그래서 수행이 필요합니다. 수행은 이 마음의 분별을 쉬고, 동시에 마음 그릇을 키우는 보편의 방법입니다. 이 수행을 통해서 ‘나’라는 실체로부터 벗어나 ‘눈앞’이라는 전체로의 안목 확장이 벌어지는 데 이것이 바로 ‘깨어남’입니다. 이후에 수행을 통해서 눈앞으로의 안목이 더욱 분명해지고 투명하게 다져집니다. 그럴수록 삶에서 낱낱의 인연과 경계는 진실함이라는 진리로 확인됩니다. 그러할 때 우리는 구함을 완전히 멈추게 되고, 삶의 진리를 진실함으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깨달음’입니다. 이렇듯 ‘앎’과 ‘깨어남’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수행인 것이고, ‘깨어남’에서 ‘깨달음’으로 다져가며 이끄는 것도 바로 수행입니다. 실체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구함을 완전히 멈추기 위해서 수행이 필요합니다. 엄밀하게 보자면 우리가 처음에 하게 되는 유위와 의도의 수행도 진리 근원의 관점에선 착각이며 착오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당신 스스로 6년의 고행과 선정 수행을 손수 행하셨건만, 종국엔 새벽별을 ‘곧장’ 바라보시며 헛애씀을 멈추고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셨습니다. 헛애도 간절히 써봐야지, 마침내 그 헛애에서 벗어날 줄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수행도 진정성있게 해나가봐야지, 종국에는 그 수행도 멈출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적에야 비로소 우리는 ‘나’라는 작은 세상에서 ‘눈앞’이라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눈앞’이 절대적인 안정의 기반으로 다져진다면, 수행은 해도 옳고, 하지 않아도 옳습니다. 안다 해도 옳고, 모른다 해도 옳습니다. 세상의 그 모든 일들이 ‘나’라는 통로를 통해 진실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고, 또한 진리로서 들어오게 된다는 사실이 곧장 명명백백히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그 모든 일들은 그 어떤 해석도 필요 없이 그 자체로서 신비한 진리입니다. 세상은 고통이 아닙니다. 신비로 가득한 선물입니다. 다만 이 선물을 받기 위한 하나의 관문만이 있을 뿐입니다. ‘나’에게서 확연히 벗어나 ‘눈앞’으로 온전히 돌아가는 것, 이 뿐입니다. #아디야샨티 #깨어남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