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현실 도피인가?

Video Description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지난 주말 6월21일-22일에 제2회 내면소통명상 콘서트를 무사하게 잘 마쳤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내면소통 카페에 올라와있는 후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cafe.naver.com/joohankimlab) 이번 명상콘서트에서는 여러 분들이 마이크를 들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주셨고 제가 최대한 직접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중 왜 '묵언수행'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마지막 시간에 답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존중 훈련이 풀버전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미처 답변을 드리지 못했었습니다. 이번 라이브 강의에서는 '묵언'을 왜 해야하는가에 대해 능동적 추론이론을 통해 제대로 답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묵언에 대해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명상이란 무엇이가와, (특히 초심자들은) 왜 묵언을 해야 제대로 명상을 할 수 있는가를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왜 '생각'이라는 것과 '말'이라는 것을 하게되었는지, 그것이 왜 의식작용의 핵심인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왜 지극히 개인적 경험이나 생각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사회적 규약인 '언어'를 굳이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뇌의 기본적인 작동방식이 능동적 추론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코프 블랭킷 관점에서 본 소통 의식의 입장에서는 S4가 생산해낸 지각편린 X1’이나 자신이 생산해낸 X1’’이 얼마나 정확한지(즉 자신의 능동적 추론의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지) 판단해 예측오류가 있다면 이를 계속 수정해나가야 한다. 예측오류 판단을 하는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1) 첫째, X1의 감각자료에 대해 S4가 지속적인 리샘플링을 통해 정보를 계속 수집하는 것이다. 즉 사과라고 지각한 것이 맞는지 보고 또 보는 것이다. (2) 둘째, 다른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S5로부터 X1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S4가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시지각 시스템이라면 S4가 X1에 대해 생산해낸 시지각 결과를 S5가 얻는 촉각정보 또는 후각정보와 비교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앞에 있는 사물이 정말 사과인지 눈으로 볼 뿐만 아니라 만져보기도 하고 냄새도 맡아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촉각 또는 후각정보를 얻기 위해 손을 내밀거나 코를 들이미는 ‘행위’를 해야 한다면 A9이나 A10의 행위상태의 도움이 필요하다. (3) 셋째, X1에 대해 A9을 통해 일정한 행위를 하고 그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말 사과가 맞는지 먹어보는 것이다. (4) 넷째, I7이 생산해낸 최종적인 해석의 결과, 즉 ‘이것은 사과다’라는 이야기가 과연 맞는지 다른 사람(다른 마코프 블랭킷의 내부상태)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옆 사람에게 “이것이 사과가 맞냐?”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험의 공유로서의 소통이다. 의식이라는 스토리텔러가 존재하게 된 근본 이유는 능동적 추론 과정의 위계질서에서 최상단에 존재하는 생성질서(generative order)가 예측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의식이 자신의 경험을 항상 ‘다른 사람에게 보고할 만한 것’으로 바꾸는 이유다. 즉 이것이 바로 경험자아가 내가하는 경험을 끊임없이, 즉각적으로 '스토리'로 바꾸는 이유다. 능동적 추론 과정이라는 내면소통은 항상 타인과의 대면소통으로 완성되는 것이고, 동시에 모든 대면소통에는 내면소통이 전제되어 있다." (출처: 내면소통. 246-247) 다시 말해서, 능동적 추론의 최상단인 의식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검증해줄 '상부'의 생성모델이 없기 때문에 또 다른 '의식'을 찾아서 자신의 해석의 결과를 검증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식'이 끊임없이 무언인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유고, 이것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 의식의 본질적 욕망의 근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명상 수행의 목표는 능동적 추론과정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내면소통 414쪽 이하 참고) 일상적인 능동적 추론 과정을 멈추고 스스로의 주의의 습관 바꾸는 "주의력의 재배치를 통한 능동적 추론 시스템의 개선"(내면소통 421쪽 이하)을 위해서는 타인과의 소통을 일정기간 멈추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묵언수행을 하는 근본 이유입니다. 묵언 수행의 한 전통인 피정(避靜, Retreat)은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세상으로부터 도피해서 생각을 고요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묵언 수행이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거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나아가 명상 자체가 현실도피의 한 수단이라는 오해도 흔합니다. 그러나 명상은 현실의 일상생활 속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일상생활을 더 잘 하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사상마련(事上磨鍊)'의 개념을 통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묵언수행을 통해 알아차림에 익숙해지면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도 계속 명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단 묵언수행도 하고 조용히 리트리트도 하는 것입니다. --- #내면소통 #명상 #마음근력 #명상수업 #마코프블랭킷 #묵언수행 #리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