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세미나] 이슬아 작가｜우리는 왜 번거로운 사랑과 우정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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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아닌 질문을 찾는 여정 '물음' Vol.1 - 새로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이슬아의 '물음' [ 우리는 왜 번거로운 사랑과 우정을 해야 할까? ] 이슬아 작가의 물음도구 : 도마와 칼 최근 '10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고 한참 생각에 잠겼어요. 그럴수록 어쩐지 미래가 아닌 과거의 유산들이 한가득 떠올랐습니다. 수백 년간 혹은 수천 년간 살아남은 이야기들 말이죠.사람들을 웃기고 울린 명작들의 제목을 훑으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려는 우리의 본능은 여전하지 않을지 짐작해 보았습니다. 집을 떠나 자취를 시작하던 열아홉살 때 엄마께서 이런저런 살림 도구들을 챙겨주셨었어요.그중 가장 요긴하고도 특별했던 것이 도마와 칼입니다. 내 몫의 도마와 칼을 가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음식을 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이 얼마나 비슷한지 그때에도 조금은 알았던 것 같아요. 저도 수많은 사람들처럼 누군가의 부엌에 기대어 자랐고 이제는 제 부엌에서 이따금 음식을 차리며 생각합니다.사랑하는 이의 입에 들어갈 음식을 씻고 다듬고 썰고 다지고 익히는 행위. 이건 내가 반복하고 싶은 수고라고요. 얼마든지 기계가 할 수 있더라도 이 일만은 인간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것들이 있을 텐데요.제게는 종이와 도마 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도마와 칼은 100년 전에도 쓰였고, 지금도 쓰이고, 100년 뒤에도 꼭 쓰였으면 하는 무언가입니다.여러분이 기꺼이 남기고 싶은 수고는 무엇일지 궁급합니다. *2025년 9월 25일 네이버 커넥트라운지에서 진행된 물음 세미나 생중계의 녹화본입니다. *생중계 특성 상 영상과 음성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